강남에 퍼블릭·하이퍼블릭·가라오케가 변해온 과정

강남에 퍼블릭·하이퍼블릭·가라오케가 변해온 과정
강남에 퍼블릭·하이퍼블릭·가라오케가 변해온 과정

강남에 퍼블릭·하이퍼블릭·가라오케가 변해온 과정

강남에 퍼블릭·하이퍼블릭·가라오케가 변해온 과정

강남 밤문화를 오래 보다 보면 재미있는 게 하나 있다. 가게 이름만 바뀌는 게 아니라 업종 이름 자체가 계속 바뀐다.

예전에는 룸살롱이나 가라오케라는 말이 익숙했고 이후 퍼블릭이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셔츠룸 같은 형태가 유행했고 최근에는 하이퍼블릭이라는 이름이 강남에서 상당히 흔해졌다.

그렇다고 매번 완전히 새로운 업종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면 조금 다르다.

1990년대~2000년대, 가라오케와 룸 문화

가라오케라는 말 자체는 일본에서 시작되어 한국에 들어왔지만 강남에서 사용하는 ‘가라오케’라는 표현은 일반적인 노래방과 의미가 조금 달라졌다.

강남에서는 술을 마시면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독립된 룸을 갖춘 업장에 가라오케라는 이름이 붙기 시작했고, 규모가 큰 곳은 여러 개의 룸을 갖춰 단체 회식이나 접대까지 받을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됐다.

이때 중요한 요소가 술·노래·독립된 룸이었다.

지금도 이 구조 자체는 크게 사라지지 않았다.

현재 강남 가라오케를 살펴봐도 대형룸, 주류, 노래 시설, 단체 이용 같은 요소가 그대로 남아 있다. 달라진 것은 그 위에 다양한 운영 방식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2000년대 초, 강남에 퍼블릭이라는 장르가 자리 잡았다

퍼블릭은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

2009년 이코노미조선의 강남 유흥업계 현장 취재 기사에서는 삼성동의 한 업장이 2002년부터 운영됐으며 ‘퍼블릭 룸살롱’이라는 개념을 처음 정착시킨 곳으로 통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퍼블릭이 관심을 받은 이유도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단순하다.

기존 룸살롱은 손님 입장에서 최종 금액을 예상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는데 퍼블릭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액과 정찰제에 가까운 운영을 내세웠다.

이 방식이 인기를 얻으면서 2003~2004년 무렵 다른 업주들이 해당 영업방식을 벤치마킹하러 올 정도였고 이후 ‘퍼블릭’이 강남 유흥업계의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고 당시 기사는 설명한다.

즉 퍼블릭은 단순히 이름만 새롭게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고급 룸 시장의 부담을 낮추고 이용 구조를 단순하게 만든 형태에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퍼블릭이 커지면서 대중적인 룸 시장이 만들어졌다

퍼블릭이 자리 잡으면서 강남 룸 시장의 선택지도 넓어졌다.

예전처럼 중요한 접대나 큰 비용을 사용하는 자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친구끼리 술을 마시거나 직장 회식 이후 방문하거나 비교적 가볍게 룸을 이용하려는 수요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퍼블릭 업장 수도 늘어나고 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가격만 가지고 경쟁하기 어려워졌다.

시설을 크게 만드는 곳도 생겼고 출근 인원을 늘리는 곳도 있었으며 인테리어와 룸 크기, 초이스 방식, 영업시간 등을 차별화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같은 ‘퍼블릭’이라고 해도 실제로 들어가 보면 가게마다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가라오케와 퍼블릭의 경계도 조금씩 섞이기 시작했다

원래 가라오케와 퍼블릭은 완전히 같은 의미로 사용되던 말은 아니었다.

가라오케는 룸과 술, 노래라는 공간적인 성격이 강했고 퍼블릭은 가격과 운영방식을 구분하는 업계 명칭에 가까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 형태가 서로 섞였다.

가라오케에서도 초이스 시스템을 운영하고 퍼블릭 역시 독립된 룸에서 술과 노래를 즐기는 형태가 일반화되면서 손님 입장에서는 둘의 차이를 명확하게 느끼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퍼블릭 가라오케’라는 표현도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지금도 실제 강남 업장을 검색하면 같은 곳을 ‘가라오케’라고 소개하면서 동시에 ‘퍼블릭’ 또는 ‘하이퍼블릭’이라는 이름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2010년대에는 파생 업종이 계속 등장했다

강남 시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퍼블릭과 가라오케가 대중화되면서 손님에게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 형태가 계속 필요해졌다.

이 과정에서 셔츠룸을 비롯한 여러 파생 형태가 등장했다.

셔츠룸 관련 현재 업계 자료에서는 2010년대 초 강남을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업종 이름이 달라졌다고 해서 기본 구조까지 완전히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독립된 룸에서 술을 마시고 사람을 선택해 함께 시간을 보내는 큰 구조는 유지하면서 복장이나 입장 방식, 초이스, 진행 방식에 변화를 주는 식이었다.

이런 형태가 유행하면 비슷한 시스템을 적용하는 가게가 늘어나고, 시간이 지나 유행이 바뀌면 또 다른 이름이 등장했다.

강남에서 업종 변화가 빠른 이유 중 하나다.

이후 등장한 하이퍼블릭

그리고 최근 강남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이름 중 하나가 하이퍼블릭이다.

말 그대로 High + Public을 합친 업계식 표현으로 이해하면 쉽다.

기존 퍼블릭의 대중적인 구조를 가져가면서 시설이나 출근 인원, 매니저 구성 등을 강화해 별도의 시장으로 구분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이퍼블릭이 정확히 몇 년 몇 월에 처음 만들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공식적인 업종명이 아니기 때문에 업계 자료마다 설명하는 시점도 다르다.

현재 일부 업계 자료에서는 2022년 전후 강남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현재 업장 기록을 살펴봐도 2023년 이후 메이커, 트렌드, 수목원, 퍼펙트, 워라벨, 유앤미,  엘리트, 도파민 등 하이퍼블릭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업장이 계속 확인된다.

2020년대 초중반을 지나면서 하이퍼블릭이라는 명칭이 강남 시장에서 하나의 독립된 카테고리처럼 굳어진 것은 확인할 수 있다.

현재는 가라오케와 하이퍼블릭의 경계도 흐려졌다

2026년 현재를 보면 다시 재미있는 상황이 생겼다.

예전에는 가라오케, 퍼블릭, 하이퍼블릭을 각각 설명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실제 업장에서 이 이름들을 동시에 사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현재 강남 퍼펙트는 자신을 ‘퍼펙트 가라오케’라고 소개하면서 동시에 ‘하이 퍼블릭’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다른 퍼블릭 업장들도 운영 형태를 보면 독립룸, 주대, TC, 룸비 등의 구조를 사용하고 있어 가라오케와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결국 현재 강남에서는 간판에 적힌 업종 이름 하나만 가지고 그 가게의 시스템을 판단하기가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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