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쩜오와 텐카페 술접대가 당연했던 시절

강남 쩜오와 텐카페 술접대가 당연했던 시절
강남 쩜오와 텐카페 술접대가 당연했던 시절

강남 쩜오와 텐카페 술접대가 당연했던 시절

퇴근 후에도 끝나지 않았던 일

예전에는 거래처와 저녁을 먹는 것으로 하루 일정이 끝나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면 술자리가 이어졌고 늦은 시간까지 상대를 챙기는 것도 업무에 포함됐다. 특히 거래처 관리가 중요한 영업 현장에서는 술을 잘 마시고 분위기를 이끄는 능력까지 필요했다. 사무실에서 일을 마친 뒤에도 접대를 위한 또 다른 일이 시작되는 셈이었다.

강남 쩜오와 텐카페의 술접대 문화도 이런 배경에서 이어졌다. 좋은 식당을 예약하는 것처럼 술자리를 어디에 마련할지 정하는 일이 중요했다. 손님이 편하게 앉을 룸을 준비하고 취향에 맞는 술을 고르는 것까지 접대를 맡은 사람의 몫이었다.

술을 함께 마셔야 가까워진다는 생각

술접대 문화가 쩜오나 텐카페에서 처음 생긴 것은 아니다. 1980년대에는 룸살롱이 직장인의 회식과 접대 장소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강남에 대형 업소가 등장했고 2000년대 초 벤처 붐은 고급 술자리의 새로운 수요를 만들었다. 강남의 업무지구와 유흥 상권이 함께 커지는 흐름이었다.

당시에는 술을 함께 마셔야 상대와 가까워진다는 생각이 강했다. 회의실에서는 업무 이야기만 나누지만 술자리에서는 개인적인 이야기도 오간다. 그렇게 쌓은 친분이 다음 만남과 거래에 도움이 된다고 여겼다. 접대비를 쓰는 쪽에서는 당장 계약 한 건을 따내는 것만큼 기존 관계를 유지하는 일도 중요했다.

이런 분위기는 실제 지출에서도 드러난다. 2002년 기업 접대비 약 4조7000억원 가운데 32%가 룸살롱과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에서 사용됐다. 술접대가 일부 개인의 취미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비용 지출에 깊이 들어와 있었다는 뜻이다.

접대 장소를 준비하는 것도 영업력

접대를 준비하는 사람은 술값만 계산하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참석 인원과 시작 시간을 맞추고 손님의 취향을 파악해야 했다. 대화가 중요한 자리인지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자리인지에 따라 장소도 달라졌다. 자리를 잡은 뒤에는 일행이 불편하지 않은지 살피고 마무리까지 챙겨야 했다.

외부와 분리된 룸은 이런 접대에 맞는 공간이었다. 주변 테이블을 신경 쓰지 않고 일행끼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담당 마담과 미리 이야기를 나눠 준비할 수 있다는 점도 접대를 맡은 사람에게 중요했다. 술의 종류뿐 아니라 자리 전체를 조율할 창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주 찾는 업소와 담당자가 생기면 다음 약속을 준비하는 과정도 익숙해졌다. 업소에서도 실제로 비용을 계산하고 장소를 결정하는 고객을 집중적으로 관리했다. 2005년에는 이런 고객에게 방문 횟수에 따라 선물과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영업 방식이 자리 잡았다. 거래처를 챙기는 사람을 업소가 다시 챙기는 구조였다.

즐기는 사람과 자리를 지켜야 하는 사람

이 과정에서 술자리는 개인의 선택과 업무의 경계에 걸쳐 있었다. 술을 좋아해서 참석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거래처를 맡았다는 책임 때문에 끝까지 남는 사람도 있었다. 상대가 자리를 이어가길 원하면 먼저 일어나기 어려웠다. 다음 날 출근이 있어도 접대 일정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회사 입장에서는 접대가 영업에 필요한 비용이었다. 하지만 지출이 커지면서 회사 돈을 어디에 누구를 위해 썼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졌다. 2004년 도입된 접대비 실명제는 건당 50만원 이상 지출에 대해 상대방과 목적 등을 기록하도록 했다.

이에 대한 기업들의 반발도 있었다. 2008년에는 술과 골프 접대에 건당 200만~300만원이 들어간다며 기록 기준을 높여 달라는 주장이 나왔다. 고액 접대를 줄여야 한다는 시각과 영업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시각이 부딪혔다. 그만큼 접대가 기업 활동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경기가 바뀌자 접대 장소도 달라졌다

그렇다고 고급 업소가 계속 같은 호황을 누린 것은 아니다. 경기가 꺾이면 접대 예산도 조정됐다. 2000년대 중반에는 텐프로의 손님과 여 매니저가 쩜오와 다른 업종으로 이동했다. 2009년 금융위기 무렵에도 일부 텐프로가 쩜오나 일반 룸살롱으로 업태를 바꿨다. 접대를 이어가면서 지출 수준을 조정하는 흐름이었다.

이후 기업의 비용 관리와 음주문화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전국 룸살롱의 법인카드 사용액은 2010년 9963억원에서 2013년 7467억원으로 줄었다. 유흥업소 결제를 제한하는 회사와 클린카드가 늘면서 술접대를 예전처럼 처리하기 어려워졌다.

강남 쩜오와 텐카페의 술접대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시절에는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 자체가 달랐다. 저녁 식사부터 늦은 술자리까지 챙기는 일이 영업의 연장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즐기는 시간이었고 누군가에게는 퇴근하지 못한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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