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삼동에 하이업소가 많은 이유
역삼동에 하이업소가 많은 이유
강남의 하이업소를 찾아보면 역삼동에 유독 많은 업장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쩜오, 텐카페를 비롯해서 강남 일프로, 텐프로 등 여러 형태의 룸 업종이 오랫동안 이 일대를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그렇다면 왜 하필 역삼동일까? 단순히 강남의 중심이라서 생긴 현상은 아니다.
테헤란로의 성장과 오래된 유흥상권, 직장인 수요, 건물 구조 등이 오랜 시간 맞물린 결과에 가깝다.
테헤란로와 함께 성장한 야간 상권
역삼동을 가로지르는 테헤란로에는 대형 오피스 빌딩과 기업이 밀집해 있다. 강남역에서 역삼역, 선릉역을 지나 삼성동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서울을 대표하는 업무지역 중 하나다.
낮에는 회사원이 움직이고 저녁이 되면 회식이나 거래처 모임 같은 수요가 발생한다. 자연스럽게 식당과 술집이 발달했고, 룸을 갖춘 업장들도 주변에 자리 잡게 됐다.
특히 역삼동은 주말 관광객에 의존하는 지역과 달리 평일 업무 수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하이업소 역시 평일 저녁 영업이 중심이기 때문에 이런 지역 특성과 잘 맞았다.
생각보다 오래된 역삼동 유흥상권
현재의 모습만 보면 최근에 하이업소가 모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역삼동 유흥상권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됐다.
2000년대 초반 자료에서도 옛 특허청 사거리와 테헤란로 북측 뒷길은 유흥업소가 밀집한 지역으로 등장한다. 당시에도 주변 음식점이나 야간 영업점이 유흥상권의 영향을 받을 정도였다.
지금은 과거와 상호도 달라지고 운영 형태도 많이 변했다. 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상권 자체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시대에 따라 업종과 이름이 달라지면서 현재의 하이업소 상권으로 이어진 것이다.
대로변과 뒷골목의 역할이 다르다
역삼동은 대로변과 이면도로의 성격이 뚜렷하다. 테헤란로에는 오피스와 대형 상업시설이 자리하고, 한 블록 안으로 들어가면 식당과 주점 등 저녁 상권이 이어진다.
이런 구조는 룸 형태의 업장에도 잘 맞는다.
하이업소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들어가는 형태보다 목적지를 정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유동인구가 많은 1층 대로변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 여러 룸을 만들 수 있는 넓은 공간과 독립된 출입 동선을 확보할 수 있는 건물이 중요하다.
역삼동에 대형 건물과 지하 영업장이 많은 것도 이러한 업종이 자리 잡는 데 영향을 줬다.
이미 만들어진 인프라도 중요한 이유
한 지역에 업소가 오랫동안 모이면 주변 환경도 함께 변한다.
발렛, 주차, 대리운전, 음식점, 주류 공급, 직원 이동 등 야간 영업에 필요한 여러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손님이나 영업 담당자 역시 역삼동이라는 지역에 익숙해진다.
이 때문에 새로운 업장이 문을 열 때 완전히 새로운 상권을 선택하기보다 기존 유흥상권 안에서 자리를 잡는 경우가 생긴다.
또 기존 업장이 영업을 종료해도 이미 룸과 주방, 복도, 방음시설 등이 갖춰진 장소라면 다른 운영자가 다시 활용하기 쉽다.
역삼동에서 상호는 달라졌는데 같은 건물에서 비슷한 형태의 업장이 계속 운영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지금의 역삼동 상권이 만들어지기까지
결국 역삼동에 하이업소가 많은 이유는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기업과 직장인이 늘었고, 회식과 비즈니스 모임이 활발해지면서 저녁 상권이 성장했다.
여기에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유흥상권과 대형 상업건물, 강남역·역삼역·선릉역을 연결하는 교통 환경이 더해졌다.
그 과정이 수십 년 동안 반복되면서 업장의 이름과 운영 방식은 달라져도 역삼동이라는 지역 자체가 하나의 하이업소 상권으로 유지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