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담이라는 단어, 한국과 프랑스에서 다른 의미
마담이라는 단어, 한국과 프랑스에서 다른 의미 가 있습니다.
한국에 들어온 프랑스어 가운데 가장 본래의 의미와 다른 단어를 꼽자면
아마 ‘마담(Madame)’ 일 것입니다.
오늘날 사전을 찾아보면 술집이나 다방,
혹은 보석가게 여주인을 뜻하는 말로 소개되지만,
사실 이 단어의 뿌리는 또 다른 고귀한 존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존칭으로 쓰이던 마담
‘마담’은 라틴어 mea domina에서 유래해 12세기경 고대 프랑스어에 정착했고
14세기에는 영어권에도 그대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영어로는 My Lady, 이탈리아어로는 Madonna와 같은 의미로 번역됩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프리마 돈나(Prima Donna) 또한 같은 뿌리를 지니는데,
‘프리마’는 ‘첫 번째’, ‘돈나’는 ‘여성을 다스리는 자’를 뜻하여
결국 오페라 무대의 주인공 여가수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12세기에서 17세기까지 프랑스에서 마담은 왕족과 귀족 여성에게 붙이는 존칭이었습니다.
14세기에는 소도시 관리의 부인들에게도 사용되었고
15세기에는 연인을 부르는 애정 어린 호칭으로 쓰였습니다.
종교개혁 이전까지는 수녀들을 가리키는 존칭이기도 했습니다.
17세기 이후로는 일반 부인에게도 붙이는 존칭이 되었으며
오늘날 프랑스에서도 여성을 존중하는 의미로 ‘마담’을 사용합니다.
영어권과 한국에서의 변화
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단어의 의미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1660년 영국에서 왕정복구가 이루어진 이후
영어권에서는 ‘마담’이 첩이나 매춘부를 지칭하는 단어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격하된 의미는 결국 한국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에서는 술집 여주인이나 유흥업계 여성을 떠올리게 되는 말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더 나아가 ‘가오마담’, ‘유한마담’, ‘마담뚜’와 같은 파생어가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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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마담은 일본어 ‘가오(顔, 얼굴)’에서 온 말로, 얼굴을 내세워 남성을 끌어들이는 여성을 표현할 때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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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마담은 경제적으로 여유로워 일하지 않아도 사는 여성을 가리키지만, 대체로 시기와 질투가 담긴 부정적 뉘앙스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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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뚜는 ‘뚜쟁이’에서 비롯된 말로, 중매나 매음을 알선하는 이를 뜻하며 사실상 포주의 뜻을 지녔습니다.
이처럼 한국에서 ‘마담’은 다른 표현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마담’과 ‘레이디’의 뿌리 비교
프랑스어 ‘마담’은 영어로 옮기면 ‘레이디(Lady)’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레이디라는 말 역시 흥미로운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대 영어 hlæfdige에서 비롯된 이 단어는 hlaf(빵)과 dige(반죽자)라는 말이 합쳐진 것으로,
원래는 빵을 만드는 여성을 뜻했습니다.
즉, 가정의 중심에서 가족을 돌보는 여성상을 반영한 표현이었던 것이죠.
11세기 무렵에는 ‘여왕’을 뜻하기도 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상류층 여성을 가리키는 존칭으로 발전했습니다.
결국 마담과 레이디는 서로 다른 언어권에서 같은 맥락을 공유하며
여성을 높이고 존중하는 의미를 담았던 것입니다.
단어가 보여주는 사회의 변화
오늘날 한국에서 ‘마담’은 술집 여주인을 연상시키는 단어로 쓰이지만,
그 뿌리를 살펴보면 본래는 귀족과 왕족 여성,
나아가 존경받는 모든 여성에게 붙이던 존칭이었습니다.
시대와 사회적 배경에 따라 단어는 이렇게 크게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언어는 단순한 표현을 넘어 한 사회의 문화와 가치관을 비추는 거울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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